전문협회장 선거판도 반전한 원인은?
내년 9월말 중앙회장 재선거도 관심

당초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 당시 추천인 수(신홍균 후보 79명, 표재석 후보 39명) 차이가 워낙 큰 탓에 전문업계 상당수가 신 후보의 무난한 승리를 점쳤다.
반면 표재석 후보는 열세를 딛고 3표 차이의 역전드라마를 써냈다.
표 후보는 이날 반전 원동력에 대해 “그런 게 뭐가 있겠느냐”며 말을 아꼈지만 시도회장과 업종별협의회장간 대립구도, 막판 불거진 피선거권 논란, 회장직에 대한 양 후보의 의지 차이가 판세를 뒤집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.
변수 중 하나는 시도회장과 전문업종별협의회장간 경쟁으로 굳어진 선거 구도였다. 표 후보는 경기도회장 자격으로 시도회장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표심을 다진 반면 신 회장은 토공사업협의회장 자격으로 업종별 협의회망을 통한 득표에 진력했다. 반면 전문업계는 업종간 동질성보다 시도회 내부 인연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. 게다가 시도회장들 사이에는 늘 중앙회와 업종별 협의회를 주축으로 한 주류세력에 대한 반감이 상존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.
중앙회, 업종별협의회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잘 아는 주류세력들이 늘 중앙회장 유력후보를 서울시회장으로 먼저 선임해 시도회장들과 유대를 쌓을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. 신 후보가 올해 초 서울시회장 보선후보로 단독추대됐을 때, 이를 수락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.
두 번째로는 후보자 등록 후 잇따라 불거진 표 후보의 피선거권 논란이 꼽힌다. 벌금형과 등기부등본상 대표자 누락에 이르기까지 표 후보의 자격 논란이 거셌다. 벌금형 문제는 정관 개정으로 풀었지만 대표자 누락 문제는 결국 후보권 박탈과 가처분 신청 등의 갈등으로 이어졌다.
결과적으로 이런 논란은 표 후보를 전문건설업 수장으로서 부적합하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아니라 대의원들의 반발만 키웠다. 전문업계 대표라면 흔히 경험하는 사소한 문제를 키운 게 화근이 된 셈이다.
업계 일각에서는 후보자 추천 당시만 해도 신 후보가 10표 가량 앞섰지만 후보자격 논란이 이어지면서 상당수 대의원들의 마음이 돌아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.
양 후보의 권력의지 차이도 작용했다. 중앙회장이 되겠다는 의욕이나 절실함 면에서 표 후보가 신 후보를 압도했다는 설명이다. 표 후보는 과거 2차례의 경기도회장 경선 때도 그랬지만 협회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.
그러나 신 후보는 회장직에 대한 욕심이 거의 없다는 평가다. 올해 초 서울시회장 자리를 고사한 데 이어 박덕흠 전임 회장의 사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주류세력의 중앙회장 출마 요구를 줄곧 거절했고 이로 인해 전임 회장의 퇴임시기가 늦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.
떠밀려 출마한 탓에 대의원들과 맨투맨으로 바닥을 다녀자간 표 후보와 달리 선거운동에 미온적이었다. 특히 측근들의 강력한 반발 속에서도 피선거권을 박탈한 표 후보를 복권해 이날 선거를 경선 구도로 복원시킨 장본인도 바로 신 후보였다.
신 후보가 회장직에 욕심을 냈다면 극한 대립과 갈등을 감수하면서도 표 후보의 자격복권을 끝까지 거부했을 가능성이 높다. 전문업계가 거센 갈등의 회오리에 휘말리겠지만 신 후보는 적어도 회장직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. 그러나 그는 정정당당한 승부를 택했다.
신 후보의 이런 성격을 고려할 때 내년 9월말 열릴 제10대 중앙회장 선거에도 불출마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. 이변이 없는 한 표 후보가 후임 중앙회장직까지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.
전문건설업계 관계자는 “불과 11개월 후 선거가 다시 열리고 표 후보를 지지한 시도회장단의 선거가 10월말에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중앙회장으로서의 선거프리미엄까지 누릴 표 후보가 유리하지 않겠느냐”며 “다만 표 후보가 이번에 양분된 업계의 소통과 화합에 실패하거나 향후 1년새 결정적 잘못이나 실수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”으로 내다봤다.